휠체어 사용 아동은 왜 독립적으로 이동하지 못할까요?
이유는 단순하지 않아요. 아동의 몸에 맞는 기기가 없었고, 제도는 아동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보호자와 아동에게 심리적인 두려움이 존재했기 때문이에요.
행복나눔재단 세상파일 팀은 그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기기’*부터 먼저 해결하기로 하고, 2019년 장애 아동 맞춤형 이동보조기기 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 건강보험 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는 6~18세 지체·뇌병변 장애 아동 중 보행 보조 기구가 꼭 필요한 숫자가 5,213명에 달해요. 전체의 49%에 이르는 결코 적지 않은 숫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 약 78%는 이동보조기기를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어요(전국 연령별·장애유형별·성별 등록장애인수, KOSIS 국가통계포털, 2020).
아이들이 전동휠체어를 자신의 몸처럼 편하게 ‘생활화’하기까지 마주했던 수많은 장벽과 이를 극복한 지난 8년, 그 진솔한 기록을 들려드릴게요.
휠체어 사용 아동의 이동을 가로막는 세 가지 문제를 발견하다
처음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현장을 마주했을 때 발견한 문제는 크게 세 가지였어요.

① 기기의 문제: 국내 아동에게 맞는 기기가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에 아이들의 신체 조건과 생활 환경에 딱 맞는 이동보조기기가 없었다는 거였어요. 이동보조기기에는 수동휠체어, 전동휠체어, 유아차 등이 있는데요.

스스로 수동휠체어를 밀기에는 성인이라도 매일 반복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의 근력과 무리한 관절 사용이 필요했고, 대안인 전동휠체어는 최대 150kg에 달하는 무게와 700만 원 이상의 높은 가격 탓에 접근이 어려웠어요. 결국 많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유아차에 의존해야 했는데, 이는 또래 관계가 형성되는 학령기 아이들의 자존감과 자기 인식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었어요.
② 구조의 문제: 지원은 성인만!
두 번째 문제는 국가 지원 제도의 구조적 한계였어요. 기존의 건강보험 제도는 오직 ‘성인’에게만 집중해 지원하고 있었거든요. 19세 미만 아동은 아예 급여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던 거예요. 아이들은 어렵게 의사의 처방을 받더라도 건강보험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수백만 원에 달하는 전동휠체어를 전액 자부담해야 했고, 이는 가정에 큰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했어요.
③ 인식의 문제: 아이에게 위험하다는 편견
세 번째 문제는 바로 아이들과 보호자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심리적 두려움이었어요. “우리 아이는 혼자서 못 탈 것 같아요”, “전동휠체어 기기가 과연 안전할지 걱정돼요” 등 보호자들은 자신의 도움 없이는 독립적인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었어요. 아이들도 홀로 이동하는 상황 자체를 낯설고 무서운 일로 느꼈죠.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스스로 움직여 보겠다는 의지를 갖거나, 동기부여를 받기 어려웠어요.
세상파일은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장애 아동 맞춤형 이동보조기기 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는 ‘휠체어 사용 아동의 독립적 이동 능력 향상’에 두었는데요(독립적 이동 능력이란, 휠체어 사용 아동들이 자신의 의지로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지를 의미해요.) 독립적 이동 능력을 높이기 위해, 맞춤형 이동보조기기와 휠체어 안전 교육을 주요 솔루션으로 선택했어요.
수동휠체어와 전동휠체어의 장점을 결합한 토도드라이브
세상파일은 우선 기존 이동보조기기들을 비교·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사이즈, 조작성, 수동-전동 전환, 실내 활용성, 휴대성, 무게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세밀히 검토했죠. 그 결과, 아동용 수동휠체어 뒤에 작은 전동 보조 키트를 결합한 형태인 토도드라이브 전동휠체어를 솔루션으로 채택했어요
토도드라이브는 버튼 하나로 수동과 전동 전환이 가능해 아이가 상황에 맞춰 이동 방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요. 차량으로 이동할 때는 접을 수 있어 휴대성이 뛰어나고, 전동 키트를 장착하고도 전체 무게가 20kg 미만이라 기존 전동휠체어의 3분의 1 수준이었죠. 가격 또한 기존 휠체어의 30%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낮추었어요. 덕분에 팔 힘이 약한 아이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고, 학교나 병원 등 다중 이용 시설에서도 소음 없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으며, 무엇보다 보호자가 운반할 때의 부담도 덜었어요.
체험 프로그램으로 전동휠체어의 안전함을 확인하게 하다
솔루션을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참여자를 모집하기 시작하면서 세상파일 팀은 난관에 봉착했어요. 솔루션은 준비되었지만, 신청자가 예상보다 훨씬 적었던 거예요. 원인을 찾아보니 보호자들의 ‘신뢰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어요. 부모님들은 아이가 스스로 이동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혹시나 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선뜻 신청하지 못하고 계셨어요. 아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부모님의 마음은 기술적인 솔루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었죠.
그래서 세상파일은 서울·인천·창원·광주·부산 등 전국을 돌며 장애 아동과 부모님이 전동휠체어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여기에는 기기를 직접 타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체 균형 놀이 등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체험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죠. 아이들이 안전한 공간에서 즐겁게 전동휠체어를 조작하는 모습을 부모님이 눈앞에서 직접 확인하게 함으로써 불안감을 덜어드리고 싶었어요.

이런 노력 덕분에 프로젝트 첫 해에만 무려 1,200명의 아동에게 휠체어를 지원할 수 있었어요. 또, 전국을 찾아다니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 덕에 지방에 있는 아이들도 고루 지원할 수 있게 되었죠.
한편, 프로젝트 참여자를 모집하면서 전동휠체어를 처음 접한 시기에 따라 아이의 일상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스스로 이동하는 것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교실이나 놀이터 등 새로운 공간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또래와 함께하는 활동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반면,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보호자나 교사의 도움에 이미 익숙해진 탓에, 스스로 이동을 시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일상적인 활동 범위 자체가 크게 제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타인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기 위해서는, 가급적 초등학교 입학 이전에 전동휠체어를 경험하게 하여 ‘스스로 이동하는 감각’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휠체어를 개발하다
아이들에게 전동휠체어를 지원하면서 세상파일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됐어요. 바로 체구가 작고 왜소해서 토도드라이브 전동휠체어가 몸에 맞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는 점이었어요. 이들은 당시 지원자 중 17.1%나 되었어요.
사업 초기, 토도드라이브 전동휠체어는 M6 Junior라는 독일제 아동용 휠체어에 전동 키트를 결합한 형태였어요. 그런데 M6 Junior는 해외 아동의 표준 체형을 기준으로 제작된 휠체어이기 때문에, 체격이 왜소한 아이들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세상파일은 아주 왜소한 아이들도 몸에 딱 맞게 탈 수 있는 22cm 크기의 휠체어 토도아이(TODO I)를 새롭게 개발하게 되었어요.
토도아이는 기성품 휠체어의 최소 규격이었던 좌석 폭 28cm의 한계를 깨고, 아주 왜소한 아이도 몸에 딱 맞게 탈 수 있는 22cm 크기의 휠체어예요. 성장에 따라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어서 작은 아이도, 훌쩍 큰 아이도 오랜 시간동안 자기 몸에 꼭 맞게 사용할 수 있는 ‘진짜 맞춤형 휠체어’랍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다
하지만 전동휠체어를 성공적으로 지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제 활용률이 떨어지는 사례들이 발견되었어요. 조사를 해 보니 실제 보행 환경은 비장애인 위주로 설계되어 있어 경사로의 각도, 문턱의 높이, 바닥 재질 등 휠체어 사용자에게는 예상치 못한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던 거예요. 보호자들은 이러한 변수들 때문에 여전히 아이를 밖으로 내보내는 것을 안심하지 못하셨죠.
하지만 전동휠체어를 지원받았어도 여전히 일상에서 잘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발견됐어요. 실제 보행 환경은 비장애인 위주로 설계되어 있어, 경사로의 각도, 문턱의 높이, 바닥 재질 등 휠체어 사용자가 예상치 못한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던 거예요. 보호자들은 이러한 변수들 때문에 여전히 아이를 밖으로 내보내는 것을 안심하지 못하셨죠. 그래서 세상파일은 아동이 보행 환경을 정확히 이해하고 상황별 작동 방법을 몸으로 익힐 수 있도록, 휠체어 사용 이해·전동 키트 기본 교육·이동 환경 코스 교육으로 구성된 휠체어 안전 사용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어요.
① 휠체어 사용 이해
아이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처음으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휠체어의 기본 사용 방법과 기능에 대한 교육을 먼저 진행했죠. 휠체어의 구조와 주행 시 주의사항 등 전반적인 사용 정보를 안내함으로써 아동들이 휠체어 사용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했어요.
② 전동 키트 기본 교육
휠체어 사용에 익숙해지면 전동 키트 조작을 최대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했어요. 전동 키트는 작은 움직임에도 반응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속도, 방향, 정지를 제대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해요. 이를 위해 출발·정지, 미세 방향 설정, 저속 주행 등과 같은 기본 조작을 반복하여 진행했어요.

③ 이동 환경 코스 교육
전동 키트가 익숙해지면 마지막으로 코스 교육을 진행했어요. 언덕, 내리막, 코너 등 아이가 실제로 마주칠 다양한 이동 환경을 코스로 구성해, 아이가 코스에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훈련했어요.

그렇다면 아이가 혼자서 안전하게 이동하려면 얼마나 교육해야 될까요?
세상파일은 국립재활원과 함께, 전동휠체어 경험이 없는 6~13세 뇌성마비 장애 아동을 선발해 6주간 10회 동안 반복 훈련을 제공하여 전동휠체어 조작 능력이 얼마나 향상되는지를 확인해 보았는데요. 평균 6회 훈련으로 아이들이 혼자 전동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게 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단순 1회 교육이 아닌, 연속성 있는 반복 훈련이 아동의 이동 능력을 기르는 데 얼마나 필수적인 요소인지를 명확히 알 수 있었죠.
이렇듯 세상파일은 단순히 휠체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아이들의 이동이 충분히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안전하게 조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실제 생활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해 보는 과정이 함께 이루어질 때 아이들은 점점 스스로 이동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어요.
장애 등급 대신 실제 필요를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다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지적장애나 뇌전증, 근육·신경계통의 희귀 질환 때문에 걷는 게 매우 힘든데도, 장애 등급이 맞지 않아 지원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국내의 많은 보조기기 지원 사업은 뇌병변이나 지체 장애 등 특정 장애 유형과 등급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또 다른 ‘사각지대’였죠.
세상파일도 초기에는 관행을 따르다가 현장에서 이 아이들을 만나면서, 전동휠체어가 실제 필요한 아동으로 대상을 과감히 확대했어요. 실제로 선진국의 보조기기 지원 사례들을 살펴보면, 서류상의 장애 진단 여부가 아니라 이동 보조가 필요한 기능적 상태를 기준으로 삼고 있어요. 세상파일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장애 진단 여부라는 서류상 기준보다는 ‘왜 이동 보조가 필요한지’, ‘기기를 통해 아이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거죠.

의사 소견뿐만 아니라 보호자 심층 인터뷰, 전문가가 직접 방문하여 아동의 기기 조작 및 활용 테스트를 진행해,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유연한 체계를 구축했어요. 온라인 신청 시 의사 소견서 검토 → 개별 인터뷰 → 인지 능력과 긴급 상황 대처 능력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시험 운전 및 피팅까지 3단계의 꼼꼼한 검증을 거쳤습니다.
그 결과, 기존 제도로는 혜택을 받지 못했을 기타 장애·희귀 난치성 질환 아동들도 이동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어요. 첫 해에는 전체 참여자 중 3% 정도였던 기타 장애·희귀 난치성 질환 아동이 2025년에는 참여자 중 19%까지 확대되었죠.
10명 중 9명의 아이들이 동네 주변을 스스로 이동할 수 있게 되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실제로 독립적인 이동이 가능해졌을까요? 세상파일은 2021년, 솔루션의 효과를 직접 측정해 봤어요.
프로젝트 참여 전, 집 주변을 스스로 이동할 수 있다고 답한 아이는 13.5%에 불과했는데요. 참여 후에는 무려 93.5%의 아이들이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게 되었어요. 독립 이동 빈도가 무려 80%나 증가한 것이죠.

스스로 이동의 주도권을 갖게 된 아이들의 사회생활 참여 빈도도 눈에 띄게 증가했어요. 학교 생활 참여도는 16.7%에서 83.3%로(60.6% 증가), 학교 밖 활동은 7.1%에서 78.8%로(71.7% 증가), 여가 및 놀이 활동은 11.8%에서 93%로(81.2% 증가) 획기적인 변화를 보였습니다.

사용성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었어요. 이동보조기기 사용 빈도 평가에서, 주 3회 이상 사용하는 그룹을 ‘활동 참여가 높은 사용자 그룹’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주 3일 이상 사용이 70.6%로 나타났다는 것은 실제 일상생활에서 이동보조기기가 정기적으로, 상시로 사용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하루 중 사용 시간에서도 1시간 이상 사용하는 그룹이 70%를 넘어, 실제 의미 있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더불어 아이들의 감정에도 긍정적 변화가 뚜렷했습니다. 혼자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아이들의 행복감(+2.37), 자존감(+2.02), 자기실현욕구(+2.04)를 크게 높여주었고, 반대로 타인에게 의존하며 느끼던 좌절감(-1.62)과 창피함(-1.5)은 크게 낮추었어요.
아동용 전동휠체어 건강보험 급여화를 이끌어내다
세상파일은 현장에서 확인한 변화가 더 많은 아동에게 안정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공공 제도 안에서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이에 세상파일은 건강보험 보조기기 급여 사업*에 주목하며, 제도화로의 전환을 시도하게 되었어요. 앞서 언급했듯이, 성인을 위한 휠체어는 이미 건강보험 지원이 가능했지만 아동용 전동휠체어는 해당 사항이 없었죠.
* 건강보험 보조기기 급여 사업은 장애인의 일상에 필수적인 보조기기를 의료적 필요로 인정하고, 구매 비용의 일부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함으로써 접근성을 보장하는 제도예요.
제도화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안전성과 성능을 검증 받은 공식 의료기기로 인정받아야 했어요. 세상파일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논의를 이어가며, 기존 분류 체계의 공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휠체어에 부착해 이동을 보조하는 장치가 별도의 의료기기 유형으로 반드시 인정되어야 하는 현장의 필요성을 계속 강조했어요. 그 결과 2019년, 의료기기 분류 체계에 ‘휠체어 동력보조장치’ 항목이 새롭게 신설되는 성과를 이끌어냈고, 이를 바탕으로 2등급 의료기기 인증을 성공적으로 획득할 수 있었어요.
한편, 제도화를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자 국립재활원과 함께 휠체어 동력보조장치 적용 기준을 수립하는 연구를, 나사렛대학교 재활공학과와는 관련 법률과 기존 지원 제도를 분석하는 연구를 함께 진행했어요. 또, 장애인 단체, 행정부처, 의료계, 대학과 협력하여 휠체어 동력보조장치 TF를 결성해 프로젝트를 통해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회 정책 제안 세미나를 열기도 했죠.
휠체어 사용 아동의 이동성 보장과 건강 증진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확산되면서, 올해 건강보험공단이 아동용 전동휠체어 구입 비용의 90%를 지원하는 제도를 공식 발표했어요. 이에 따라 2026년 3월 25일부터 18세 이하 지체·뇌병변 중증 장애 아동은 전동휠체어(다군) 항목을 통해 최대 380만원 한도 내에서 실구매가의 90%를 정부로부터 지원받게 되었어요.
이번 급여화 결정은 고가의 보조기기 비용 부담 문제를 공적 제도가 일부 해소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져요. 장애 아동의 이동성에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기로 한 거죠. 또, 아동용 전동휠체어를 ‘특수한 예외적 기기’가 아니라, 성장기 아동에게 필요한 ‘필수 보조기기’로 공적 체계 안에 포함시켰다는 상징성을 가지기도 해요. 그동안 성인 중심으로 설계된 지원 체계 속에서 아동은 항상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는데, 이번 급여화 결정으로 장애 아동의 일상생활과 사회 참여 또한 공공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이죠.
제도 밖에 남은 30%의 아이들을 위한 해결책을 찾아나가다
국가 제도가 마련되었다고 해서 세상파일의 여정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에요. 새롭게 만들어진 제도 역시 여전히 ‘장애 등급’이 있는 중증 아동으로 대상을 한정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세상파일이 지원했던 아이들 중 약 30%를 차지했던 비장애(희귀질환) 및 장애 경증 아동은 급여 지원 비대상자로 분류되어, 또다시 사각지대에 놓일 위기에 있습니다.
세상파일은 제도의 빈틈에 여전히 남아 있는 아이들을 위한 솔루션을 고민하고 있어요. 아이들의 작지만 위대한 발걸음이 어디서든 멈추지 않도록, 세상파일의 ‘시행착오’는 계속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