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의 시행착오, 무대에 서다

2026년, 행복나눔재단이 창립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갓 태어난 아기가 어엿한 성인이 되기까지의 시간. 행복나눔재단에서는 이 특별한 시간을 어떻게 기념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으로 올 한 해를 시작했는데요.

”20주년을 기념하는, 가장 행복나눔재단다운 방법은 무엇일까?”

질문에 대한 답으로 2026년 5월 어느 날, 20주년 기념 컨퍼런스 <실질적 사회공헌의 현실>을 개최했습니다. 소셜섹터 종사자나 연구자 등 사회문제에 관심 있는 분들을 초청하여 ‘진짜’ 사회문제를 찾아온 행복나눔재단의 시간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어요.

2026년 5월 28일, 행복나눔재단 1층 열림에서 20주년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오늘 노트에서는 이번 컨퍼런스와 각 세션에 담은 고민을 모두 모아, 20주년 컨퍼런스에서 전한 ‘진짜 문제와 솔루션을 찾아나간 과정의 기록’을 전해드릴게요.

*컨퍼런스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세션 발표 영상을 함께 실었어요. 노트와 함께 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성과 대신 과정의 기록을

‘행복나눔재단은 어떤 일을 하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고는 합니다. 프로젝트 과정에서 만나는 당사자, 파트너, 전문가분들이나 해피밋업 같은 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재단을 찾은 분들이 많이 해 주시는 질문이에요.

드러나지 않은 사회문제를 찾아,
일상을 변화시키는 확실한 솔루션을 만든다.

그럴 때는 우리가 하는 일을 위와 같이 소개해요. 특히 행복나눔재단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 문제보다는 드러나지 않은 사회문제에 주목해 왔어요. 당사자 수가 적거나, 문제가 너무나 복잡하고 커서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기 어렵거나, 호감을 얻기 어려워 대중의 관심 밖에 머무르는 등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가 산재해 있으니까요.

20주년을 맞아, 이러한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온 재단의 경험을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기로 했어요. 이런 문제들은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고, 해결 과정도 한 번의 시도로 끝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무엇을 해결했는지보다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겪은 시행착오들을 솔직하고 자세하게 공유한다면, 사회문제 해결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께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무엇을, 어떻게 말할지 결정하고 나니, 누가 이야기를 전할 것인지도 자연스럽게 결정되었는데요. 전문적인 분석이나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에서는 종종 대표나 전문가, 연구자의 목소리가 중심이 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프로젝트를 총괄한 리더뿐 아니라 개발과 운영을 담당한 프로젝트 매니저들이 직접 연사로 나서기로 했어요. 문제를 발견하고 가설을 수정하며 실제로 해결 과정을 이끌어 온 사람은 프로젝트를 직접 운영한 매니저들이었으니까요. 이번 기회를 통해 프로젝트 매니저들이 마주한 현장을 좀 더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하고 싶었어요.

실질적 변화를 만들기 위해 현장에서 어떤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쳐 왔는지를 담아 ‘실질적 사회공헌의 현실’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그러고 나니,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컨퍼런스의 모습도 한층 선명해졌습니다.

컨퍼런스 공식 홈페이지의 모습. 키 비주얼은 행복나눔재단 로고 색을 반영해 제작했어요.

우리가 주목한 네 가지 문제들

행복나눔재단이 마주하는 사회문제는 분야도, 만나는 당사자도, 접근 방식도 모두 다릅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그동안 축적해 온 다양한 프로젝트 가운데 기부 문화, 자립, 장애, 청년 육성 등 네 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세션을 구성했어요. 다루는 문제는 서로 달랐지만, 현장에서 진짜 문제를 발견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함께 나누는 데 초점을 맞췄죠.


투명함이 불러온 뜻밖의 질문들: 곧장기부

곧장기부는 ‘기부를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부금을 100% 전달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투명성을 높이는 일은 단순히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모든 과정을 공개하자, 더 많은 질문이 생겨났죠. 왜 특정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우리가 세운 원칙을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을지 등 예상하지 못했던 고민이 이어졌습니다.

컨퍼런스에서는 곧장기부가 기부자와의 신뢰를 만들어 온 과정, 그리고 투명성을 실현하는 일이 왜 끊임없는 소통의 과정인지를 함께 나누었어요.


직업을 배우는 진짜 학교: SK 뉴스쿨

SK 뉴스쿨은 청년들이 전문 직업인으로 성장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기관입니다. SK 뉴스쿨은 지난 18년간,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던 청년들을 지원해 오며 ‘자립’은 단순히 기술을 배워서 취업하는 것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은 직업을 대하는 태도와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죠.

컨퍼런스에서는 ‘자립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청년들과 함께하며 발견한 자립의 의미와, 기술 교육을 넘어 삶을 설계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어떤 시도를 이어왔는지 소개했어요.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 현장의 진짜 문제와 해결책: 세상파일

세상파일은 ‘실질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현장의 진짜 문제를 발견하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세션에서는 두 가지 대표 프로젝트의 사례를 통해, 처음 정의했던 문제를 현장에서 다시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솔루션을 발전시켜 온 과정을 공유했어요.

시각장애 아동 점자 문해력 향상 프로젝트는 점자를 배울 기회가 부족하다는 문제로 시작했지만, 실제로는 아이마다 다른 학습 수준과 중복장애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 체계가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장애아동 맞춤형 이동보조기기 지원 프로젝트에서는 좋은 기기를 제공하는 것보다,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지원해야 하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한 인사이트였죠.

이렇게 현장에서 발견한 ‘진짜’ 문제를 다시 정의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솔루션을 발전시켜 온 과정을 컨퍼런스에서 소개했어요.


청년에게 필요한 진짜 경험에 대한 이야기: Sunny

Sunny는 대학생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학생 자원봉사를 포함해, 다양한 사회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이 사회문제를 좀 더 복합적으로 바라보고, 끝까지 파고들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았어요. Sunny는 그 이유를 사회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에서 찾고, 현장에서 사회문제를 깊이 탐구하는 경험 중심 프로그램으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컨퍼런스에서는 청년에게 ‘진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써니가 거쳐 온 시행착오와 실험을 소개했어요. 사회문제 해결 과정이 어떻게 청년의 가치관과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청년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지를 함께 이야기했어요.


진짜 문제와 솔루션을 찾아나간 이야기, 청중을 만나다

참가 신청을 받기 시작한 첫날, 오픈 20분 만에 모든 좌석이 마감됐어요.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신청해 주셔서, 발표장 바깥에서도 실시간 중계로 발표를 보실 수 있도록 추가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죠. 컨퍼런스 당일에는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와 소셜섹터 종사자를 비롯해 사회문제 해결과 솔루션 개발에 관심 있는 다양한 분야의 참가자 150여 명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각 세션이 끝날 때마다 Q&A 시간을 마련해, 청중분들께 실시간으로 궁금한 점을 받았어요. 특히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성과보다 시행착오와 고민의 과정을 공유한 만큼, 프로젝트의 속내를 파고드는 질문도 많이 만날 수 있었어요.

“기부처에서 개인의 사연이 공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 않나요?”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청년들에게 SK 뉴스쿨에서 제공하는 무상 교육만으로 충분할까요?”
“8년 동안 프로젝트를 이어오며 아이들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Sunny 공식 활동이 끝난 뒤에도 청년들이 계속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행사를 준비하며 가장 기대했던 것도 이렇게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순간이었어요. 사회문제 해결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고민을 함께 나누는 것. 적극적으로 질문을 남기고, 생각을 더해주신 분들 덕분에 이번 컨퍼런스는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또 다른 질문을 이어가는 자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20년의 시행착오가 무대에 서기까지, 연사들 뒤에는 프로젝트를 운영해 온 실무자들부터 행사 기획과 운영을 맡은 구성원들까지 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준비가 있었어요. 각자 자리에서 오랫동안 품어 온 질문들이 무대 위에서 공유되고, 또 참가자들의 질문과 만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답니다.

컨퍼런스 D-14, 긴장감이 도는 리허설의 순간

이렇게 20주년 컨퍼런스를 마무리하고, 행복나눔재단 구성원들은 다시 각자의 자리에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컨퍼런스를 준비하며 좀 더 구체화된 과제와 새롭게 생긴 질문들을 품고, 사회문제 현장을 만나고 있어요. 앞으로도 프로젝트 노트를 통해, 사회변화를 향한 행복나눔재단의 크고 작은 시행착오와 그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들을 전해드릴게요!

실질적 사회공헌의 현실,
컨퍼런스 현장이 궁금하다면?
Project Manager 행복나눔재단 Edit 제소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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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온 대학생이 읍내에서 발견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