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를 육성하는 방법에도 혁신이 필요해요
2022년은 SK 대학생 자원봉사단 Sunny가 20주년을 맞는 해였어요. Sunny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원을 선발해, 청년들에게 사회문제를 해결해보는 경험을 제공해왔는데요. 스무 해의 변화를 정확하게 수치로 환원할 수는 없지만, Sunny를 거쳐간 수많은 청년, 이해관계자, 당사자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어요.
그러나 사회문제 해결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그리고 해당 역량을 지닌 인재 육성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기존 Sunny의 방식을 계속 유지하는 게 맞는 것인가 의문이 들었어요. 더 복잡해지고 다양해진 사회문제와 청년들의 사회문제 해결 욕구에 맞춰 청년 인재 육성 방법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죠.
좋은 솔루션은 잘 분석된 문제에서 시작한다
기존 Sunny, 그리고 유사 대외활동의 프로세스는 대부분 후반(현장 실행)에 집중되어 있어요. 아무래도 대외활동의 성격상 대학생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도록 역동적인 활동이 주가 되게 프로그램을 설계하기 때문일텐데요. 그러다보니 솔루션 제작의 첫 시작인 문제 정의 및 분석 단계는 빠르게 건너뛰게 되어 제대로 문제를 분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리고 참여자 측면에서는 리서치 역량이 부족하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죠.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뉴스 등의 대중 매체에서 주목하는 이슈를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로 선정해요. 다만 분석을 할 때도 뉴스 기사를 기반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문제의 깊이가 ‘문제 제기’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위 두 가지 이유로 활동자들은 비슷한 사회문제를 뭉뚱그려 선정하고, 해당 분석 단계에서 시도해볼 수 있을만한 유사한 해결방법(굿즈 등의 펀딩용 상품 개발 등)을 기획하게 돼요. 그렇기 때문에 당사자에게 정말 필요한 솔루션이 개발되기 보다는, 주어진 기간 내 구현해서 실행해볼 수 있을 정도의 지속성과 확산성이 낮은 솔루션이 만들어지게 되죠.
문제 분석 및 정의에 집중한 새로운 사업의 필요성
지금까지의 Sunny를 포함한 유사 대외 활동의 핵심 목적은 ‘참가 청년들이 사회문제 해결 여정의 전체 프로세스를 경험 해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러나 청년들의 사회문제 해결 욕구는 높아졌어요. 아울러 사회문제의 스펙트럼은 다양하고 복잡해져 문제를 잘 분석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졌고요.
정리해보자면 청년들은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진짜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하고, 진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잘 분석하고 정의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해요. 바로 Sunny가 20년의 마라톤을 멈추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 이유입니다.
문제를 잘 분석하고 정의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크게 3가지 변화를 주었어요.
Step 1. 진짜 문제를 발굴하여 정의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를 분석하고 정의하는 과정은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당사자가 지금 당장 겪고 있는 문제, 설령 소수의 당사자가 당면한 문제라고 할지라도, 진짜 문제에 가깝게 다가가는 게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이, 그리고 자주 현장에서 당사자와 상황을 마주해야합니다. 문제가 작아질수록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지고, 솔루션을 제작하는 방향성도 더 단순 명료해질테니까요.
Step 2. 데이터 조사 및 분석 방법론을 육성 과정에 추가하자
그런데 청년들 대부분은 필요한 데이터를 어디서 어떻게 찾고,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등의 ‘데이터 조사 및 분석 방법’을 배워볼 기회가 없어요. 잘 분석된 문제에서 좋은 솔루션이 나올 수 있어요. 주어진 시간 동안 정확한 자료 획득과 정밀한 분석을 진행할 수 있도록 사회문제 시스템 지도 제작, 데이터 분석, 사회문제 구조화 방법 등의 교육 과정을 커리큘럼에 포함한 이유예요.
Step 3. 밀도 높은 교육 제공을 위해 운영 규모 축소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해당 교육이 청년들에게 최대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소규모의 인원을 선발하기로 결정했어요. 다수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경험과 교육의 한계가 있기 때문인데요. 변화한 Sunny에서는 참여 청년들이 다소 어려울 수 있는 교육 내용을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밀착 케어를 제공하고 있어요. 설계된 교육 커리큘럼도 참여자들의 역량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하며, 정말 필요한 교육을 더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새로운 청년 인재 육성 방법의 고도화, Sunny Scholar
해당 가설을 토대로 설계된 프로그램이 Sunny Scholar입니다. 20년 동안 하나의 브랜드가 유지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에요. 그만큼 대학생이 만나왔던 ‘SK 대학생 자원봉사단 Sunny’는 견고하고 확실했어요. 그러기에 지금의 변화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죠. 청년들이 정말 사회문제 해결의 의지가 있는지, 의지가 있는 청년들에게 어떤 경험과 교육을 제공해야 할지 수차례 되묻고 고민했어요.
긴 고민 끝에, 문제 정의 및 분석 과정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도록 치밀한 여정을 설계한 Sunny Scholar가 2022년 첫 발을 떼었어요. 다문화, 장애, 소외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것을 목표로, 총 20여 명의 Sunny를 선발하고 네 개의 팀이 각자의 문제정의를 기반으로 4개의 솔루션을 고안했습니다.
청년들은 정말 기존보다 더 사회문제에 깊게 다가가고, 더 주체적인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까요? 다음 편에서 Sunny Scholar의 커리큘럼, 참여 청년들의 솔루션과 솔루션의 임팩트의 유의미함, 그리고 2023년에 한 번 더 고도화된 Sunny Scholar를 소개하려고 해요. 그 때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